연구원 보도자료
[절세가인] AI를 활용하는 세무사, AI에 대체되는 세무사
2026-07-21 16:35
[절세가인] AI를 활용하는 세무사, AI에 대체되는 세무사
지금 세무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변화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AI의 등장과 발달은 과거의 관행처럼 여겨지던 단순 장부 작성이나 기계적인 신고 대리 업무의 가치를 급격히 하락시키고 있다. 이제 세무대리 시장은 지식의 단순 전달을 넘어, 납세자의 자산 흐름 전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로 진입했다. 결국 앞으로 세무사의 사업적 성공과 실패는 ‘AI에 대체될 것인가, AI를 활용할 것인가’, 즉 ‘컨설팅이 되는 세무사인가, 안 되는 세무사인가’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게 될 것이다.
최근 지인의 소개로 상속세 신고 상담을 위해 찾아온 고객과의 일화는 이러한 매서운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고객은 상속재산의 평가액과 배우자공제의 활용 등 다양한 절세 방법을 이미 AI를 통해 검색하여 완벽히 숙지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답변은 납세자가 찾아온 정보를 ‘확인’해 주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고, 전문가로서 추가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이 불편하여 상담 내내 답답함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단편적인 세법 지식만으로는 언제든 AI에 대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하지만, 그 고객이 숙지한 AI의 검색 결과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숨어 있었다. 당장의 상속세 절세에만 매몰된 나머지, 상속세 납세의무가 종료된 이후 미래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세금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납세자들은 상속세 최고세율 50%라는 숫자에 지레 겁을 먹지만, 과세표준 1억 원까지는 10%, 5억 원까지는 20%, 10억 원까지는 30%가 적용되어 낮은 과세표준 구간에서는 오히려 상속세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반면, 상속받은 부동산을 훗날 양도할 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의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상속재산이라 하더라도 양도 초기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며, 기본세율 역시 과세표준이 1억 5천만 원만 초과해도 35%가 적용된다. 여기에 10%의 지방소득세까지 추가로 납부해야 하므로 체감하는 세 부담은 훨씬 크다. 즉, 단기적으로 상속세를 조금 줄이려다 장기적으로 무거운 양도소득세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AI는 유기적으로 짚어내지 못한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때 양도차익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는데, 상속재산의 경우 상속개시 당시 과세에 적용한 평가액이 곧 취득가액이 된다. 따라서 상속재산이 상속공제 한도(예: 일괄공제 및 배우자공제 포함 10억 원)에 미달하여 당장 납부할 상속세가 없는 경우라면, 상속재산을 가급적 높은 가액으로 평가하여 신고하는 것이 추후 양도소득세를 대폭 절감하는 핵심 절세 열쇠가 된다.
과거에는 매매사례가액이 없으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기준시가 등 정부 고시가액을 적용해 상속세를 신고하거나 무신고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과세당국은 비주거용 부동산이나 고가 상가건물 등에 대해 시가와 기준시가의 차이를 이유로 직접 감정평가를 실시하여 거액의 상속·증여세를 추징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발생시키고 있다. AI가 알려준 과거의 얄팍한 절세 지식이나 안일한 방식은 납세자에게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뿐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방지하고 미래의 양도소득세까지 아우르기 위해서는 상속재산에 대한 ‘감정평가액’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에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을 적용하여 안전한 시가를 확정함으로써, 과세당국의 직권 감정평가로 인한 세금 폭탄을 피하고 미래의 취득가액을 높여두는 사전 컨설팅이 필수적이다.
결국, 시장에서 납세자들의 선택을 받는 성공적인 절세 컨설팅은 단일 세목의 세 부담 최소화에 머물지 않는다. 증여세나 상속세 하나만 바라보다가 양도소득세나 법인세에서 더 큰 손실을 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각 세목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분석하여 최적의 평가액을 도출하고 이를 계량화하여 납세자에게 정확한 숫자로 증명해 주는 것이 진정한 컨설팅이다.
더 나아가, AI를 비서처럼 활용하여 데이터를 처리하고, 세무사는 비상장주식의 정밀한 평가와 같은 도구를 통해 지분 구조의 조정, 가업승계, 자산이전 등과 같은 굵직한 주제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시나리오로 묶어내는 ‘기획력’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납세자 개인과 기업이 직면한 세무 리스크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세무 환경은 급변하고, 납세자의 정보력은 AI를 무기로 이미 전문가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제 세무사들은 과거의 수동적인 장부 작성 대행업에서 벗어나, 세법의 복잡한 그물망 속에서 납세자가 미처 보지 못하는 미래의 세금까지 예측하여 최적의 절세 루트를 설계해 주는 ‘종합 컨설턴트’로 거듭나야 한다. 단순 지식의 전달자로서 AI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로 삼아 고도의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세무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김완일 세무사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주식평가연구원장
△ 한국재산신탁협회 부회장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역임
△ 국회입법조사처 국민공감입법혁신위원 역임
△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역임
△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 한국세무학회·한국세법학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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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