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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무플랫폼의 불성실신고,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2026-07-10 11:21
작성자 : 관리자
조회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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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무플랫폼의 불성실신고,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5월 종합소득세 신고철이 되면 어김없이 대중매체를 도배하는 광고가 있다. “종합소득세 환급, 삼쩜삼으로 숨은 돈을 찾으세요.” 세무사는 찾지 못하는 돈을 자신들만은 찾아줄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기만적인 광고다. 수많은 영세 납세자와 프리랜서들이 이 화려한 문구에 현혹되어 플랫폼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그 화려한 환급액의 이면에는 조세 정의를 밑바닥부터 흔드는 조직적이고 대담한 불성실신고와 탈세 조장 행위가 자리 잡고 있다. 절세컨설팅 전문가로서, 그리고 올바른 세정 확립을 위해 노력해 온 세무사로서 지금 플랫폼 시장에서 벌어지는 초법적 과장 환급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지적하고 이에 따른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완일 세무사(전 서울세무사회장)
▶경악을 금치 못하는 플랫폼의 ‘가공경비’ 신고 실태

최근 세무사회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회원 세무사의 제보는 가히 충격적이다. 수입금액 3억 5천만 원인 프리랜서 고객의 금융거래 내역을 철저히 분석하여 정상적으로 계산한 세금이 7000만 원이었으나, 해당 납세자는 삼쩜삼에서 1800만 원만 내면 된다는 안내를 받고 플랫폼으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정당한 세금 7000만 원이 플랫폼을 거치며 어떻게 1800만 원으로 둔갑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다름 아닌 무차별적인 ‘가공경비’ 계상에 있었다.

한국세무사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무플랫폼들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가사비용, 동물병원비, 미용실비 등 업무와 전혀 무관한 사적 비용을 사업경비로 둔갑시키고 있다. 심지어 감가상각도 하지 않은 채 고가 자산을 곧바로 비용 처리하는 등 세법의 기본조차 무시한 불성실한 신고를 남발하고 있다.

이것은 ‘절세’나 ‘숨은 돈 찾기’가 아니다. 명백한 법적 증빙 없이 국가를 상대로 벌이는 ‘사기적 부정행위’이자 ‘탈세’이다. 플랫폼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나 대단한 조세 기술을 통해 환급해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적발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악용해 고무줄처럼 가공경비를 늘리는 행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침묵하는 국세청과 과도한 국가 자원의 낭비

더욱 답답한 것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과세당국이 보여준 미온적인 태도이다. 플랫폼을 통한 대량 환급신고 과정에서 부당 공제와 탈세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음은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지적되었다. 강민수 전 국세청장 역시 “부당공제 및 과장광고 등 세무플랫폼의 영리 목적 행위로 국가 전산 자원이 과도하게 소모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이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엄격한 조치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납세자들이 주로 영세업자나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자칫 서민층에 대한 과도한 세무조사로 비쳐질까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오판이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성실한 납세자들은 세법에 따라 한 푼의 세금도 정당하게 납부하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원칙은 영세 납세자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과세당국이 이러한 불법적인 불성실신고를 방치하는 것은 법을 지키며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대다수 국민에 대한 역차별이며, 세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플랫폼이 남긴 부메랑, 증여세 자금출처조사의 덫

납세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 플랫폼의 불성실신고로 당장 눈앞의 종합소득세를 몇백만 원, 몇천만 원 환급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과세당국의 부실신고 사후 검증은 물론이고, 추후 부동산이나 고가 자산을 취득할 때 직면하게 될 ‘증여재산 자금출처조사’에서 거대한 덫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법상 자금출처조사가 시작되면 납세자가 취득한 재산가액에 상응하는 '정당한 소득원천'을 증명해야 한다. 이때 과세관청이 적용하는 기준은 다름 아닌 '실제 신고된 소득금액'이다. 플랫폼을 통해 허위 경비를 계상하고 소득금액을 턱없이 낮추어 신고해 둔 납세자들은 자산 취득자금의 출처를 소명할 방법이 없어진다.

결국 과거에 탈루한 종합소득세는 가산세까지 더해져 추징당하는 것은 물론, 출처를 소명하지 못한 금액 전체에 대해 ‘증여세 폭탄’을 맞게 된다. 플랫폼의 무책임한 세무대리가 영세 납세자들을 예비 범법자로 만들고, 미래의 경제적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는 셈이다.

▶세무대리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제언

다행히 검찰청은 세무플랫폼의 위법 혐의에 대해 재수사 명령을 내렸고, 한국세무사회는 불법 행위에 가담한 세무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징계 절차와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하지만 사후적인 처벌만으로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플랫폼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개선방안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

첫째, 국세청은 세무플랫폼을 통해 신고된 환급 신청 건에 대해 '사후 정밀 검증제도'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 동일한 플랫폼 IP나 대리인을 통해 들어온 무차별적 환급신고 중 가사비용이나 업무무관 경비가 발견될 경우, 즉각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엄격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둘째, 플랫폼 사업자에게 불성실신고에 대한 '연대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현행 세법은 세무대리인의 불성실신고에 대해 처벌하고 있지만, 플랫폼이라는 장막 뒤에 숨은 진짜 몸통인 플랫폼 대표자들에게는 형사처벌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허위 신고를 유도하고 과도한 환급수수료를 챙긴 것이 확인된다면 탈세 방조죄 및 사기죄를 적용해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대국민 홍보를 통해 플랫폼 신고의 위험성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세무사는 바보라서 환급을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세법을 준수하여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세액을 산출하는 것"임을 과세당국과 세무사회가 함께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사후 검증 시 발생하는 가산세와 자금출처조사 불이익을 납세자가 사전에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무 행정은 투명해야 하며, 세법의 잣대는 누구에게나 일관되어야 한다.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세법의 대원칙을 무시하고 사익을 취하는 플랫폼의 고무줄식 허위 경비 신고는 결코 ‘좋은 세정’이 될 수 없다.

과세당국은 대다수의 성실한 납세자와 조세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세무플랫폼의 불법적인 세무대리 행위에 대해 즉각 엄중한 철퇴를 내려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가 시스템을 신뢰하게 만드는 세정의 출발점이다.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경영학박사) sejungilbo@naver.com 기자의 다른기사

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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