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가업승계에 대해 세제상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국세통계에서 나타난 대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제도를 이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또한 장기간 경영하여 키운 회사에 잉여금을 쌓아놓아도 세금이 많아 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주가는 계속 높아진다. 그래서 가업승계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된다.
최근의 기업 환경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단순한 절세나 재무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구조·현금흐름·세부담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사업확장과 승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에서 자본거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향후 기업의 ‘성장성·과세 리스크·기업가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네 가지 기법 즉 ‘모자회사 배당, 특수관계회사 간 주식양도, 미수·미지급 구조, 적격합병’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중소기업의 지배구조도 재편할 수 있다. 각 기법은 단독으로 사용될 경우 오히려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으나, 경제적 실질과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구조 안에서 결합할 때 강력한 효과를 낸다.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다.
‘갑’ 법인은 부동산 소유 법인으로 시가총액이 100억원이고, 아버지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을’ 법인은 제조업으로 시가총액이 약 50억원(자본금 3억)이며, 아버지가 60%, 아들이 40% 보유하고 있다. ‘병’ 법인은 아들 소유로 약 10억원(자본금 0.5억)의 가치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버지는 부동산 법인인 ‘갑’과 제조업 법인 ‘을’을 아들에게 승계하고 싶다. 현장에서 이러한 기업에게 가업상속이나 가업승계 증여 특례는 너무나 먼 이야기이다. 특별히, 부동산은 가업승계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의 전략팀에서는 가업상속공제나 증여특례를 이용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승계를 진행하였다.
먼저는 ‘을’ 법인 주식을 ‘병’ 법인에 50억원 규모의 주식을 양도한다. ‘병’ 법인이 모회사, ‘을’ 법인의 자회사가 된다. 물론, 주식 양도과정에서 약 10억원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비용은 이후 구조 설계 전체를 고려한다면 이는 기업 재편의 ‘진입 비용’에 불과하다. 즉, 배당에 따른 소득세율을 고려한다면 20% 이상의 세율을 절감할 수 있다. 배당세율(6~45%, 지방소득세 10% 별도)을 주식의 양도세율(대주주는 3억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 지방소득세 10% 별도)로 전환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또한, 연속되는 전략으로 주식 양도 대금(50억원)을 미수금·미지급금으로 처리한다. 이는 기업 간 자금 흐름을 불필요하게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후 자회사인 ‘을’ 법인에서 모회사인 ‘병’ 법인에 50억원의 배당을 실시하면, 미수금·미지급금이 자연스럽게 상계되며 실질적 자금 이동이 이루어진다. 법인세법 제18조의2가 규정하는 ‘모자회사 배당 익금불산입 제도’로 인해, 모자회사간 배당금은 익금불산입 대상이므로 세 부담도 제한적이다.
이는 이익을 재투자하거나 자본구조를 조정할 때 매우 유효한 기능을 한다. 또한, 여기에 주식 양도 기법을 결합한다면, 현재 유지되는 자산의 배치를 탄력적 변경을 통해 관리회사와 영업회사를 분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 중 하나로 사용할 수가 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을 통해, 초기 10억원 규모였던 ‘병’ 법인은 배당·순자산가치 증가가 반영되며 약 18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상승시켰다. 나아가 이러한 구조가 적격합병 요건(사업 연속성, 주식대가비율, 합병 후 지분 보유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병’ 법인과 아버지의 부동산법인인 ‘갑’ 법인의 합병을 진행하였다.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세는 이연되고, 기업지배구조는 아들이 65% 지배하는 ‘병’ 법인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통합되었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약 270억원 규모의 핵심 법인을 중심으로 한 단일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자본거래는 최근 판례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형식보다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여러 판례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가 경제적 실질 없이 형식적으로 구성된 경우 언제든지 재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사업 목적이 명확하고, 재무적 타당성이 확보되며, 자본의 이동이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는 조세회피가 아니라 조세 합리화(tax rationalization)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의 승계전략은 더 이상 ‘세금을 줄이는 기술’ 혹은 ‘언제 올지 모르는 순간’을 기다리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이것은 법령·판례·재무·지배구조·승계전략을 통합적으로 연결해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복합작업이다. 그 전략에 있어 자본거래는 그 설계의 중심축이며,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10년 후 그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금 문제를 ‘피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전략적 설계 요소로서의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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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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