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보도자료
[절세가인] 4년 적자 뒤 한 번의 이익…비상장주식 평가, 이대로 맞나
2026-10-08 09:18
[절세가인] 4년 적자 뒤 한 번의 이익…비상장주식 평가, 이대로 맞나
비상장주식의 평가는 실무에서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에 가장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영역 중 하나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객관적인 시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의 경제적 실질을 외면한 채, 세법의 문언에만 얽매인 과세관청의 기계적인 해석으로 억울한 세금을 추징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를 평가할 때는 원칙적으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평균하여 산정하며, 이 중 수익가치는 과거 3년간 발생한 순손익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이러한 원칙적인 평가방법은 법인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만약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순손익액이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경우라면, 납세자의 선택에 따라 과거의 실적이 아닌 '추정이익'에 의해 평가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납세자가 이러한 예외적인 평가방법을 제때 적용하지 못하거나 과세관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결손을 겪으며 사업을 어렵게 이끌어가던 회사가 더 이상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져 그 사업권을 처분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거액의 이익이 발생한 경우가 그렇다. 이를 법인의 경상적인 영업이익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과거 기업회계기준에서는 이러한 수익을 '특별손익'으로 분류하여 경상손익과 명확히 구분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현행 세법 시행규칙에서 예시하고 있는 '일시적·우발적 사건'의 목록에 해당 사유가 명시적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일회성 특별손익이 아닌 정상적인 영업이익으로 단정 짓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조세심판원의 심판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억울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세법에 나열된 ‘예시적 규정’을 오직 법전에 적힌 항목만 인정하겠다는 식의 ‘한정적 열거규정’으로 좁게 해석하는 과세관청의 행정 편의주의적 관행이 그대로 인용되는 경우가 잦다. 최근 비상장주식 평가 시 자산이나 부채에서 가감해야 하는 항목, 혹은 평가방법의 적용 여부를 두고 벌어진 쟁점법인의 사례는 이러한 문제점을 아주 잘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를 분석해 보자. 쟁점법인은 2017년 부동산업을 주업종으로 설립되어 특정 재건축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하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업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2017사업연도부터 2020사업연도까지 단 한 번의 이익도 내지 못한 채 연속적으로 순손실만을 기록하며 본래의 설립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
경영상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여 한계 상황에 내몰린 쟁점법인은 결국 독자적인 사업 진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021사업연도에 이르러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유일한 핵심 자산인 재건축 사업권을 타 법인에 양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막대한 일회성 처분 수익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후 이 회사는 2023년 신주를 1주당 액면가 수준으로 발행하면서 특정 주주에게 제3자 초과배정을 하였는데, 과세관청은 2021년의 일회성 수익을 근거로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신주의 저가발행에 따른 증여세를 과세하였다.
상식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사업권 양도는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법인의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영업활동이라 결코 볼 수 없다. 누적된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사실상 기업의 유일한 목적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고, 핵심 자산을 넘김으로써 사실상 사업을 폐지해 나가는 청산 수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과세관청과 조세심판원은 이를 경영 판단에 따른 법인의 ‘정상적인 사업활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업권 양도로 2021년에 단발적으로 발생한 막대한 수입은 법인의 본질적인 영업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며, 향후에도 이러한 수익이 지속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는 기업의 미래 수익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전형적인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임에도, 시행규칙에 '사업권 양도'라는 단어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실질을 배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과거 3년간의 순손익액을 가중평균하여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일반적인 보충적 평가방법에 이 청산 성격의 일회성 처분 수익을 기계적으로 포함시킨 처분청의 논리는 쟁점법인 주식의 시가를 극도로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론적으로, 과세관청의 경직된 법령 해석 관행이 존재하는 한 비상장주식 거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세무 리스크를 안고 있다. 따라서 비상장주식의 양도, 증여, 유상증자 등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자본거래를 실행할 때에는 납세자 임의로 판단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전에 조세 전문가와의 충분하고 깊이 있는 상담을 거쳐, 해당 기업의 진정한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사실상의 평가액'이 정당하게 산정되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만이 억울한 세금 추징을 막는 최고의 절세 전략이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김완일 세무사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주식평가연구원장
△ 한국재산신탁협회 부회장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역임
△ 국회입법조사처 국민공감입법혁신위원 역임
△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역임
△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 한국세무학회·한국세법학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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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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