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보도자료
[절세가인] 가족의 끈을 끊어버리는 ‘재산 분쟁’, 현명한 분할과 ‘절세 전략’
2026-10-08 09:17
[절세가인] 가족의 끈을 끊어버리는 ‘재산 분쟁’, 현명한 분할과 ‘절세 전략’
추석 명절,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어야 할 자리에서 재산 문제로 험악한 다툼이 벌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곤 한다.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던 갈등이, 돌아가신 후 남겨진 재산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만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때로는 형제자매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사위나 며느리 등 제3자가 개입하면서 새로운 갈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가족 간의 참담한 분쟁을 예방하려면 부모가 생전에 재산 분할에 대해 슬기롭게 대비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속재산 분할은 피상속인의 유언이 최우선으로 적용되며,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 간의 협의, 협의조차 불발되면 법원에 분할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법원의 심판정까지 가게 되었다면 가족관계는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각자의 사정에 맞게 적절히 배분하는 '유언장' 작성이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해결책이다.
민법상 유언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 방식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가장 흔히 활용되는 자필증서 유언의 경우, 유언자가 직접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쓰고 날인 해야만 효력이 있다. 컴퓨터로 작성하거나 타인에게 대필을 맡긴 뒤 도장만 찍은 유언장, 혹은 날인이 누락된 유언장은 고인의 진정한 의사라 할지라도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필증서 외의 방식 역시 엄격한 법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녹음 유언은 유언의 취지, 성명, 연월일을 구술하고 증인이 그 정확함을 확인해야 하며, 공정증서 유언은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증인 앞에서 구술하여 작성해야 한다. 이 밖에도 엄봉·날인 후 증인 앞에 제출하여 확인받는 비밀증서 방식과 질병 등 급박한 사유 시 증인 2명의 참여하에 작성하는 구수증서 방식이 있다. 유언은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최후의 장치이므로, 단 하나의 요건이나 방식이라도 어기면 무효가 된다.
현명한 유언 작성을 통한 재산 분할은 분쟁 예방뿐만 아니라 절세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고, 통상적으로 재산은 남성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편이 먼저 사망할 때 아내에게 지분을 넉넉히 상속해 주면, 남은 생존 배우자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상속세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법에서는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 중 최대 30억 원까지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생존 배우자가 상속받은 후 10년 이내에 사망하여 재상속이 이루어지더라도 '단기 재상속 세액공제'를 통해 이중과세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상속세는 연대납세의무가 있으므로, 현금 등 유동성 높은 자산을 배우자가 상속받아 자녀들의 상속세까지 대신 납부해 주더라도 증여세가 추가로 과세되지 않는다는 점도 훌륭한 절세 팁이다.
한편, 상속 분할과 관련하여 최근 법적으로 매우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구하라 사건' 등에서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수십 년간 연락을 끊었던 부모가 자녀 사망 후 나타나 유류분을 요구하는 행위가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부양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에게 유류분을 무조건 인정하는 것은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발맞추어 국회는 민법을 개정해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를 도입했다. 당초 직계존속(부모)에 한정하려 했으나, 2026년 3월 추가 개정을 통해 부모, 자녀,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패륜 상속인은 가정법원의 선고를 통해 상속권을 잃게 되는 강력한 법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상속권 상실 선고는 상실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하므로 기한에 주의해야 한다.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막연히 덮어둘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에 합리적인 자산 승계와 유언장 작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야말로 가족의 화목을 지키고 소중한 자산을 지혜롭게 물려주는 진정한 '절세'이자 '사랑'의 실천일 것이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김완일 세무사(전 서울세무사회장)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주식평가연구원장
△ 한국재산신탁협회 부회장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역임
△ 국회입법조사처 국민공감입법혁신위원 역임
△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역임
△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 한국세무학회·한국세법학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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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