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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가인] 빚이 더 많은 상속재산,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시 세무쟁점
2026-08-04 08:49
[절세가인] 빚이 더 많은 상속재산,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시 세무쟁점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고인이 남긴 막대한 부채를 마주하게 된다면 유족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민법상 상속이 개시되면 고인의 소중한 자산뿐만 아니라 감당하기 버거운 채무 역시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기 때문이다.이러한 이유로 부모나 형제자매가 사망한 이후에 뒷정리를 잘못하여 난처해지는 사례를 실무에서 자주 보게 된다. 다행히 법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적극재산(자산)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그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바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이다. 두 제도 모두 과도한 채무 승계를 방지하는 수단으로 통상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먼저 상속포기는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전면적으로 포기하는 제도다. 법적으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간주되므로, 고인의 자산과 부채 모두와 완전히 절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인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는 등 상속재산을 마음대로 다루면, 법적으로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모든 빚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은 받되,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하는 일종의 ‘조건부 승인’이다. 물려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 적법한 청산 및 배당 절차를 거쳐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기 때문에, 상속인 본인의 고유재산까지 채권자들에게 위협받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실무적인 상속 컨설팅 현장에서는 어떤 선택을 권장할까?
공동상속인 전원이 “편하다”는 이유로 상속포기만 택한다면, 피상속인의 빚은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고 다음 순위 상속인(손자녀,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등)에게 순차적으로 대물림될 수 있다. 후순위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뒤늦게 채권자들의 독촉을 받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한다.
이러한 비극적인 빚의 굴레가 친척들에게까지 번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실무에서는 통상적으로 상속인 중 1인은 ‘한정승인’을 신청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하는 방식이 자주 활용된다. 구체적인 가족관계와 채무 규모, 후순위 상속인의 범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지만, 적절히 설계하면 후순위 상속인에게 부채가 전가될 위험을 줄이면서도 당대에서 채무 관계를 비교적 깔끔하게 매듭지을 수 있다.
이러한 민법상의 선택과 더불어 절세 관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세법적 쟁점’이다.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영역이 바로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등이다.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인이 수익자로서 수령하는 생명보험의 보험금은 민법상으로는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따라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더라도, 상속인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수익자로서 그 보험금을 적법하게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세법의 시각은 다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보험료 납입자)이고 그의 사망으로 지급되는 생명보험·손해보험의 보험금은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간주상속재산)’으로 규정하여 상속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킨다.
즉, 민법상으로는 상속재산이 아니더라도, 세법상으로는 상속재산과 동일하게 취급되는 셈이다. 상속포기를 하였더라도, 상속세법상 상속인의 범위에는 상속포기자가 포함되고, 그가 받은 보험금에 대하여 상속세 납부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실무에서는 부채가 자산을 크게 초과하는 경우, 상속재산가액에서 채무와 장례비 등을 차감하면 상속세 과세가액이 0 이하가 되어 실제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망보험금 등 간주상속재산만으로도 공제 한도를 넘길 수 있는 고액 보험상품이 적지 않으므로, “빚도 많은데 보험금에도 상속세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사전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수령한 보험금도 일정한 요건 아래 국세기본법상 ‘상속으로 받은 재산’에 포함되어, 피상속인이 생전에 부담하던 양도소득세나 종합소득세 등의 체납세액에 대한 납세의무 승계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었다. 따라서 “상속을 포기했으니 세금 문제와도 완전히 무관하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
한정승인 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과세 문제도 놓치기 쉬운 함정이다. 한정승인 절차에 따라 상속재산인 부동산이 임의경매 등으로 처분되어 그 대금이 채권자들에게 전액 배당되었다 하더라도, 그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다. 상속인이 경락대금을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하더라도 상속채무의 변제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과세를 인정하고 있다.
이때 한정승인자의 소득세 납세의무는, 상속으로 인하여 얻는 재산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국세기본법·소득세법 체계상 명확히 구분되지만, 세금 신고 및 납부의무 자체는 발생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속인의 개인 재산으로까지 무제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속재산 처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세채무를 “어차피 한정승인했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면 별도의 체납·가산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채가 더 많은 상속재산의 처리는 단순히 법원에 서류를 제출하는 정도로 끝나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민법상의 빚 대물림 방지 수단(상속포기·한정승인)과 더불어, 세법상의 간주상속재산 과세, 한정승인자의 양도소득세 및 피상속인의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기타 국세에 대한 납세의무 승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세금 폭탄이나 빚더미를 피하기 위해서는 상속이 개시되는 시점부터 민법·세법을 아우르는 전문가와 함께 입체적인 플랜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김완일 세무사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주식평가연구원장
△ 한국재산신탁협회 부회장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역임
△ 국회입법조사처 국민공감입법혁신위원 역임
△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역임
△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 한국세무학회·한국세법학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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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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